아는척 꼼꼼하게, 집 구하기 호갱 탈출하려면?
서울 시내 한 주택가 골목. /사진=김창성 기자 |
좋은 집 구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조금만 노력하면 ‘호갱’은 면할 수 있다. 온라인 애플리케이션(앱)을 뒤지고 발품을 파는 것도 중요하지만 집 주변 시세는 어떻고 집 내부 시설은 어떤지 꼼꼼히 따지는 모습도 중요하다. 한정된 예산으로 좋은 집을 구하려면 어떤 부분을 어떻게 따지고 짚어봐야 할까.
◆교통·편의시설·소음… ‘집 주변’을 확인하라
1인가구가 사는 원룸이나 2인 이상 가구가 사는 주택, 아파트 등을 구할 때는 가격을 제일 먼저 따지지만 직장과의 출퇴근 소요시간도 중요시 여긴다.
치솟는 집값에 지친 사람들이 거리가 멀더라도 값이 싼 지역을 찾아 집을 구하기도 하지만 값이 조금 비싸더라도 역세권에 집을 구하려는 경향이 짙은 이유다.
직장과 거리가 먼 곳에 집을 구하더라도 광역버스나 지하철과 가까운 곳부터 알아본다. 집과 교통이 멀면 멀수록 집값은 내려가지만 출퇴근시간 역시 길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집을 구할 때는 직장 출퇴근 시간을 고려해 교통수단과 가까운 곳에 집을 구해야 한다. 교통이 편하면 출퇴근이 편하고 언제나 수요가 충분해 나중에 이사를 가더라도 과정이 수월하다.
집 주변에 편의시설이 있는지 여부도 중요하다. 재래시장이나 마트, 편의점, 병원, 관공서 등이 도보권이나 대중교통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는 곳에 있다면 일상생활이 편리해진다.
집 주변 소음 여부도 꼭 확인해야 한다. 집을 구할 때 주변에 공장 지대나 공사 현장이 없는지, 있다면 거리는 어느 정도고 소음은 어느 정도 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또 주변에 술집 등이 몰린 상권이 있다면 낮에는 조용할 수 있지만 밤에는 유흥을 즐기는 사람들로 시끄러울 수 있다. 따라서 이런 곳에 집을 구할 경우 낮뿐만 아니라 밤에도 방문해 소음 정도를 확인해야 한다.
일상적인 생활소음은 사람들이 견딜 수 있지만 그 이상을 넘어서는 소음은 주거환경을 저해하기 때문에 이 같은 수고는 꼭 필요하다.
◆‘수압·배수·환기’… 집 내부를 확인하라
집 주변을 살펴봤다면 이제 안으로 들어가 보자. 집 주변 여건만큼 직접 살 집 내부 역시 꼼꼼히 살펴봐야 할 것들 투성이다.
우선 점검해야 할 사항은 수돗물과 배수상태다. 수압이 약하거나 녹물이 나오는지 주방 싱크대와 화장실 세면대 물을 30초 이상 틀어봐야 한다.
집을 구할 때는 집 주변과 집 내부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
특히 싱크대나 세면대 물은 흘려보내지만 말고 꽉 차게 받아놨다가 흘려보내서 배수상태가 원활한지 살펴봐야 한다. 배수가 잘 안될 경우 악취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받아 놓은 물에 녹이나 다른 이물질은 없는지도 살펴보고 변기 역시 물을 내려 배수가 잘 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다음으로 방바닥, 천장, 벽 등에 얼룩이나 곰팡이가 없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얼룩이나 곰팡이가 있는 경우라면 보일러 상태가 나쁘거나 누수가 심각할 가능성이 높고 환기가 잘 되지 않는 집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밖에 현관문 잠금장치나 보안시설, 창문 방충망상태와 닫았을 때 틈이 벌어지는 지 여부 등도 집 내부를 둘러볼 때 반드시 확인해야할 요소다. 또 오래된 건물일 경우 전등이나 콘센트상태가 나빠 합선되거나 작동이 잘 안될 수 있기 때문에 전기시설물 확인도 필수다.
마지막으로 가스비, 수도세, 집세, 관리비 등의 계산법과 납부 방법 등을 알아보고 집 내부의 이상 여부에 대해 사진을 찍거나 메모하는 습관도 필요하다.
◆예산·시세·흥정… 숨기고 아는 척해라
집 주변 교통여건과 편의시설, 소음, 집 내부 등을 꼼꼼히 확인했다면 다음은 계약이다. 계약에 근접했다면 마지막으로 잘 숨기고 잘 아는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본인의 실제 예산을 노출하지 말고 가진 돈 보다 가격을 낮게 불러야 한다. 또 주변 시세를 꼼꼼히 확인해 계약 시 비교 대상으로 거론하면 흥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시세의 경우 전문가 앞에서의 아는척은 한계가 있다. 따라서 부동산 중계앱이나 인터넷, 주변 공인중개업소에 올라온 매물 등의 시세 흐름을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 여기에 집 계약 시 경험 많은 부모님이나 지인 등과 동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매물이 등록된 지 얼마나 됐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통상 3개월 이상 빈 집으로 남았다면 대내외적으로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집 내·외부 시설의 상태와 파손 여부 등이 표시된 ‘중개대상물확인서’ 확인은 그래서 필수다.
마지막으로 임대차계약의 법적 효력을 인정받으려면 반드시 동주민센터에서 ‘확정일자’를 발급 받아야 한다. 그래야만 법적인 문제 발생 시 보증금을 우선 변제받을 수 있다.
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