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로 몰려드는 노인들, 일본 부동산 반전
2018.06.14
한국보다 앞서 저출산과 고령화를 겪은 일본 부동산 시장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백화점의 천국 일본에 백화점이 사라지고, 일본 숙박문화의 상징 ‘료칸’이 사라지는 등 일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변화도 급격하다. 일본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한국도 머지 않아 인구 구조 변화와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이 부동산 시장의 변화를 가져오리라 예측했다.
■도시로 되돌아오는 노인들 늘어…부동산 시장엔 기회
이런 현상 때문에 일본 도시에선 노인층의 주택임대 수요가 늘고 있다. 마츠다 이사는 “일본 주택시장에선 임대나 분양 맨션을 고령자가 구입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부동산 업계에서도 양로원을 실버 맨션이나 고령자용 주택으로 개조하는 것이 새로운 비즈니스로 뜨고 있다”고 말했다.
요시무라 대표는 “일본에선 실버시장에 맞춘 부동산 금융상품도 생겼다”며 “재팬시니어투자리츠와 헬스케어리츠가 상장돼 그 목적에 맞는 부동산 자산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했다”고 말했다. 나카야마 대표는 “부동산 회사가 병원 영역까지 다루고 있다. 병원 단지를 복합쇼핑몰로 개발한다거나, 기존에 있는 병원을 구입해 여러 기능을 덧붙여 활성화하는 작업도 부동산 펀드나 리츠가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일본에 이어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한국에서도 노인들이 늘어나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단순히 침체된다는 단순한 결론을 내릴 수는 없는 셈이다. 실제 한국감정원 조사에서도 우리나라 60대는 부동산 시장의 ‘큰손’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일본 경제 회복에 오피스 시장은 활황…’빈집 쇼크’ 도시는 예외
나카야마 대표는 일본의 오피스 공급과 수요 모두 양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경기 회복으로 기업 실적이 확대되고 인재채용이 증가하면서 오피스 수요도 양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2012년 후반부터 공실률은 줄고, 임대료도 완만하게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화점은 인터넷 쇼핑에 밀려나지만, ‘경험’을 파는 전문점은 호황
요시무라 류이치 자이맥스 트러스트 대표는 일본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 요소 20가지를 꼽았다. 저출산과 고령화, 2020년 도쿄 올림픽, 정보통신(IT) 기술의 발달, 여성의 사회 진출 등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ICT(정보통신기술) 발달에 따른 상업시설의 도태를 큰 변화 중 하나로 꼽았다.
인터넷 쇼핑이 발달하면서 일본 상업 부동산 시장에선 백화점이 줄고 있다. 대신 술·커피·음식 등 한 품목에 특화돼 상품 뿐 아니라 상품과 관련된 특별한 ‘경험’까지 함께 파는 전문점이 늘고 있다.
츠타야 서점은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서점이 아니라 책을 읽으면서 커피와 음식을 먹을 수 있고, 쇼핑도할 수 있는 공간이다. 츠타야서점에 가면 요리 관련 책이 코너 옆에는 식기와 식재료까지 함께 진열해 놓고 판매하고, 여행 서적 코너 옆에선 여행 상담 서비스도 받을 수도 있다. 백화점에서 파는 물건은 대부분 인터넷 쇼핑으로 해결이 가능해지면서 점포 수가 줄고 있지만, 복합적인 체험 공간인 츠타야 서점 같은 전문점은 오히려 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전체 상업시설 중 전문점 비율은 1990년대 후반 10% 후반대였다 계속 증가해 2015년 29%를 기록했다. 1970년대 40%가 넘었던 슈퍼마켓은 현재 10% 내외로, 2000년대 초반 30%까지 올랐던 쇼핑센터는 10~20%대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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