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3종세트 -상]대출문턱 높아지고 대출금리도 치솟아

               

세계일보

[가계부채 3종세트 시행-상] 대출문턱 높아지고 대출금리도 치솟아

금융당국이 145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대출을 조이는 각종 규제를 속속 도입, 금융회사의 대출 문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각국 중앙은행이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시중에 풀었던 돈을 회수하고 있어 향후 대출금리도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은행권은 오는 26일부터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과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 소득대비대출비율(LTI) 등을 도입해 시행한다.

DSR는 대출심사과정에서 기존 주택담보대출뿐 아니라 신용대출 등 모든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합산, 연 소득과 비교해 대출한도를 정하는 방식이다.

주택담보대출 원리금만 고려하고 신용대출을 포함하지 않던 기존 방식보다 대출한도가 줄어 대출이 어려워진다.

금융당국은 DSR를 향후 6개월 정도 대출심사의 보조지표로 활용해본 뒤 10월부터 대출을 제한하는 고(高) DSR 비율을 정하고 비중도 규제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1월31일부터 주로 다주택자 대출을 겨냥한 신(新)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시행했다.

이는 대출심사 때 기존 주담대의 이자와 신규 주담대의 원리금만 부채로 인식하던 기존 방식에서 한 걸음 나아가 기존 주담대의 원금까지 부채로 잡는 방식이다.

신 DTI와 DSR 시행으로 기존 대출의 합산 범위가 단계적으로 늘면서 그만큼 대출받을 수 있는 한도가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26일부터는 자영업자들도 대출받기가 쉽지 않게 된다. 늘어나는 자영업자 대출의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대출자의 채무상환능력 심사를 강화한 ‘개인사업자대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부동산임대업에 대한 신규 대출 땐 연간 임대소득을 대출이자비용과 비교해 대출 적정 여부를 심사하는 임대업 이자상환비율(RTI)이 적용된다.

가이드라인이 시행되면 원칙적으로 RTI가 150%(주택임대업은 125%) 이상이어야만 신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은행들은 RTI 외에도 자율적으로 개인사업자 대출에 대한 관리업종을 선정하고, 업종별 한도설정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개인사업자에 대해 1억원이 넘는 신규 대출을 해줄 때는 LTI를 산출해 참고지표로 활용한다.

내년부터는 개인사업자 대출 때 상권 및 업황 분석 결과를 여신심사에 활용해 과밀 상권·업종으로 쏠리는 현상을 막기로 했다.

◆신규 대출 어려워져…금리 상승, 기존 대출자 이자상환 부담도 커질 듯

이런 대출 규제에 이어 가계대출을 억제하고 기업대출 확대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은행의 자본규제도 개편한다.

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 60% 이상을 ‘고(高) LTV’로 규정해 위험가중치를 최대 2배로 높이고, 예대율 산식에서 가계대출의 가중치를 높이며, 기업대출은 낮춘다.

가계대출을 늘릴 때 은행이 자본을 더 쌓게 하는 부문별 경기대응 완충자본도 도입된다.

신규 대출이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금리상승으로 기존 대출자들의 이자상환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중평균)는 연 3.71%로 3년 4개월 만에 최고였고,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2월 잔액기준 1.75%로 6개월째 올랐다.

이처럼 은행권의 ‘대출 조이기’가 본격화한 가운데, 한국의 가계 빚 부담은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94.4%를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보다 0.6%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2014년 2분기 이후 14개 분기 연속 상승한 것이다.

조사 대상 43개국 가운데 중국에 이어 두번째로 길었다. 같은 기간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2.5%포인트 치솟았다. 이는 노르웨이(16.1%포인트)와 중국(14.0%포인트)에 이어 세번째로 컸다.

◆韓 가계 빚 부담 전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증가

앞으로 대출 받을 때 대출자가 연간 감당해야 하는 대출 원리금이 연 소득보다 많으면 대출 받는 게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은 26일부터 시행되는 DSR 제도 도입을 앞두고 DSR 한도를 정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은행연합회는 지난달 26일 DSR 도입을 위한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의결했다.

또 신용정보원과 통계청 등에서 DSR 산정을 위한 정보를 취합해 전산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시뮬레이션을 통해 DSR 한도를 정하고 있다.

시중은행은 일단 DSR 한도 기준을 100%로 잡을 계획이다. DSR 한도가 100%라면 연봉이 4000만원인 사람은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4000만원일 경우 추가 대출을 받지 못한다.

이때 원리금 상환액에서 전세자금대출은 이자만 반영되고, 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통장 대출은 실제 부담하는 이자에 대출 원금을 10년간 분할상환하는 것으로 계산된다.

다만 DSR 한도를 하나의 숫자가 아닌 범위로 정해 은행마다 여신 전략에 따라 차이가 생길 전망이다.

일부 은행의 경우에는 DSR 한도를 100%로 두지만 은행 본점의 승인을 받으면 대출자의 상황에 따라 최대 150%까지 대출해주는 등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은행이 DSR 한도를 정해도 상황에 따라 계속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하반기에 정부가 고DSR 기준을 정할 계획이어서 이 기준에 따라 은행들의 DSR 한도도 달라질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에 고DSR 기준을 정한 뒤 은행별로 전체 대출에서 고DSR가 차지하는 한도를 정할 계획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윤 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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