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열 한은 총재”기준금리 1~2차례 올려도 긴축 아니다”

               

이주열 한은 총재 “기준금리 1~2차례 올려도 긴축 아니다“(종합)
2018.03.21
“내일 새벽 美 금리 인상하면 한미 금리 역전…자금 흐름 눈여겨볼 것”
“청년 고용 지원 추경, 재정 여력 있어 역할해야…구조적 노력도 필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1일 “경제 성장세를 지원하기 위해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면서도 “기준금리를 한두 차례 인상한다고 통화정책이 완화 기조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한은의 전망 경로를 따라간다면 1~2번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44년만에 연임하는 한은 총재가 될 이 총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이 총재 발언 이후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이 올해 상반기 중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총재는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의 기준금리보다 높아지는 한미 금리 역전 현상에 대해서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다고 한은이 기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아니고 미국 금리 인상이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이 미치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다만 “한미 금리가 역전돼 금리 차이 폭이 커지거나 장기화되면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미 금리 역전을 용인하면서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에 충격이 오지 않도록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한국시간으로 22일 새벽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0~1.75%로 0.25%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되면 기축통화국인 미국의 기준금리가 현행 연 1.50%인 한국 기준금리보다 높아지는 이례적인 현상이 11년만에 발생한다.

이날 청문회에서 나온 질의는 경제 상황과 거시정책에 대한 이 총재의 판단, 통화정책 방향, 한은의 경영과 관련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후보자의 재산이나 가족, 병역 등 신상과 관련된 질문은 나오지 않은 ‘정책 청문회’였다.

◇ “통화정책 완화 기조 유지…한두 차례 금리 인상해도 완화적”

이 총재는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당분간 수요 측면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올해 미 연준이 3~4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은은 경기 지원을 위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대내외 리스크 요인을 균형 있게 고려해 실물 경제와 금융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성장·발전하도록 정책을 운용하겠다”며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 가계부채 누증 등 금융안정 리스크를 살피면서 완화 정도의 조정을 신중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 “기준금리 1~2차례 올려도 긴축 아니다”(종합)
하지만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는 것이 금리를 계속 동결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총재는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것은 금리를 인상하지 않겠다는 것이냐”라는 심재철 의원의 질의에 “앞으로 경기가 전망대로 성장하면 통화정책 방향은 금리 인상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금리도 실물 경제를 뒷받침할 만큼 완화적이라서 금리를 한두 번 올린다고 해서 통화정책이 긴축적이라고는 판단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한두 번 올려도 통화정책 기조는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한 국제통화기금(IMF)의 평가를 인용하기도 했다.

◇ “한미 금리 역전 폭 커지고 장기화되면 문제…대비 필요”

한미 금리 역전에 대한 질의도 여러 차례 나왔다. 이 총재는 “미국이 금리 인상에 나서면 한미 금리 역전이 예상된다”는 의원들의 질문에 “내일 새벽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이 발표되면 금리 역전이 가시화되고, 이 경우 가장 우려되는 것이 자금 유출”이라며 “내일 국제 금융시장의 자금 흐름부터 눈여겨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금리가 역전돼 금리 차이 폭이 커지거나 장기화되면 여러 가지 문제가 있어 대비가 필요하고, (미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시장 금리가 따라가면 가계부채 부담도 커질 것”이라며 “경제 성장과 금융안정을 모두 고려해 통화정책을 운용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다고 해서 한은이 기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아니고 미국의 금리 정책 방향이 어떤지 가늠해보고 그것이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겠다)”고 설명했다.

◇ “한국GM 사태 군산에 500억원 금융중개지원대출 투입”

지난 정권에서 임명된 이 총재가 연임하게 된 만큼 새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정책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에도 관심이 쏠렸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질의가 많았다. 이 총재는 “현 정부의 일자리 확대, 소득주도성장은 소득 기반을 확충해 분배와 성장의 선순환구조를 이루고 내수를 확장시키는 것으로 이해한다”며 “민간소비와 고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했다.

정부가 청년 고용을 지원하기 위해 추경을 편성하겠다고 한 결정에 대해서는 “일자리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장기적인 대책도 물론 중요하지만 재정에 여력이 있는 만큼 재정이 역할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총재는 “재정 역할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노력을 통해 민간 부문에서 일자리 창출이 많이 이뤄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 고용 상황이 국가재정법상 추경 편성 요건인 대량실업에 해당하느냐는 질문에는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법리적 해석보다 국회에서 활발한 논의를 통해 합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통화정책과 재정정책 간 공조를 위한 ‘폴리시 믹스’에 대해서는 “사전적으로 정의되는 게 아니라 상황에 맞는 조합이 있다”면서도 “(한은과 기재부는) 상시 채널을 갖고 움직이고 있다. 거시 정책 기관 간 인식과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정책 간 엇박자가 나면 시장에 혼선을 줄 수 있고 통화·재정정책이 상승작용을 내지 못하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덧붙였다.

이 총재는 한국GM이 공장을 폐쇄하는 등 지역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군산에 400억~500억원 규모의 금융중개지원대출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은이 운용하는 금융중개지원대출은 은행이 중소기업에 대출해 줄 때 한은이 저리(低利)의 자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 野 의원들 “말 잘 듣는 총재 돼서는 안돼”

야당 의원들은 정권이 바뀌고도 연임하게 된 총재가 ‘말 잘 듣는 총재’가 돼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은 “연임하는 총재가 말 잘 듣는 순둥이 총재가 돼서는 안 된다”며 “시장이나 정치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대한민국 경제를 위해 소신껏 통화정책을 운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청와대가)연임 배경에 통화정책의 중립성, 자율성을 강조했기 때문에 그렇게 하라는 뜻으로 알고 충실하겠다”면서도 “중앙은행이 자율성과 독립성을 지키려면 협조가 필요한 데 책임 있는 분(정책 당국자)의 발언도 정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척하면 척”이라며 한은의 결정에 압력을 주는 듯한 발언을 했고,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금리 수준이 낮다는 취지로 말을 했는데 이런 발언이 한은 독립성에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정책 당국자들도 발언에 유의해야 한다는 의미다.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이 “상투적 관행이 한은 경영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에 대해서는 “경영 혁신과 관련해 나름대로 구상하고 있고 실질적으로 내부 살림을 도맡고 있는 부총재와 상당 부분 얘기가 돼 있다”며 “연임하게 되면 (경영 혁신과 관련해) 가시적으로 보여줄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조선비즈  연선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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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21/2018032102660.html#csidx6b65140db02060f840dab835facd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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