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금통위원들 다수. 금리 추가인상은 신중히
금통위원들 다수 “금리 추가인상은 신중히”
[한겨레] 기준금리 올린 11월30일 금통위 회의록 공개
“물가목표 달성 때까지 완화적 기조를”
“금융상황 면밀히 검토” 신중론이 다수
조동철 “경제 견실한지 불확실” 동결론
일부 위원 “2013~4년 정책 실기” 반성
6년5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 지난달 3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에서, 다수 금통위원들은 기준금리 1.25%→1.5%인상에 동의하면서도 향후 추가 인상이나 속도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금통위원은 과거 통화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19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제22차 금통위(정기) 의사록’(11월30일 개최)을 보면, 기준금리 0.25% 인상을 주장한 ㄱ 금통위원은 “물가상승 압력의 생성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은 통화정책의 전환 속도는 물가경로의 흐름을 확인해가며 완만하여야 함을 시사”한다며 “향후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을 염두에 두어야 하겠으나 추가 인상의 시점 선택에 있어서는 실물경제의 흐름보다는 물가경로에 보다 주안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ㄴ 금통위원도 “향후 통화정책방향은 인플레이션 기조가 안정적으로 정착돼 물가목표 수렴에 대한 전망이 더욱 견조해질 때까지 완화적 통화 기조를 유지해갈 필요성이 있으며, 추가 금리조정 여부와 속도는 근원인플레이션의 변화와 민간소비의 회복, 글로벌 금융순환의 변화가 실질 중립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등에 기초해 신중히 결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ㄷ 금통위원은 “금리인상 시기는 연말 금융시장 상황과 외환시장 움직임 등을 모니터링하면서, 내년 경제전망이 구체화되는 내년 초가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시기를 한두달 앞당겨 이번에 인상하는 방안에도 동의”한다며 “금리인상 후에는 앞으로의 경기 및 물가 동향과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상황에 대해 시간을 가지고 면밀히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에 유일하게 기준금리 ‘동결’ 소수의견을 냈던 조동철 금통위원은 “현재 우리 경제가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당장 축소해야 할 정도로 견실한 상태에 이르렀는지는 불확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우리 경제의 긍정적 모습은 대부분 대외여건의 우호적 변화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우리 내부의 자생적이고 광범위한 회복 조짐은 아직 충분히 감지되고 있지 않은 상태”라고 평가한 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완화적 통화정책이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축소될 경우에는 유휴노동력 등 생산능력 활용이 지체되어 기조적 물가상승률을 목표 수준으로 수렴시키기 어려운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부 위원은 한국은행이 과거 제때에 통화정책을 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 위원은 “우리나라의 기대인플레이션 하락은 선진국의 디스인플레이션뿐만 아니라 통화당국의 인플레이션 둔화에 대한 소극적 대응에도 그 원인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2013~2014년에는 물가의 낮은 오름세에도 불구하고 자본유출에 대한 우려, 정책 여력의 소진 논란 등으로 기준금리가 이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못하면서 손익분기 인플레이션이 크게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