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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동향

2019-04-22

올 들어 서울 주택 매매거래량이 작년의 30% 수준으로 급감했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거래가 뚝 끊기면 가격도 하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올해 분위기는 다르다. 거래 가뭄이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주 서울 25개 구 중 절반 정도가 상승 또는 보합세로 돌아섰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증여거래가 많은 점을 볼 때 다주택자들이 ‘버티기’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며 “거래량이 줄었다고 해서 아파트 가격이 앞으로 하락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2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5만1357건으로, 1년 전(9만2795건)보다 44.7% 줄었다. 최근 5년 평균치(8만9951건)보다도 42.9% 감소했다. 서울은 5633건으로 1년 전(2만4122건)보다 76.6% 급감했다. 이 중 강남4구 거래량은 4380건에서 887건으로 79.7% 줄어들었다. 조영광 대우건설 빅데이터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이 대세 하락기에 접어들려면 급매물이 호가를 더 낮춘 급급매물을 불러내면서 호가가 계속 떨어져야 한다”며 “일부 급매물이 소화되면서 호가가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연내 부동산가격이 추가로 급락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작년 9·13대책 이후 서울 집값이 떨어지긴 했지만 2014~2015년 주택을 구매한 사람들은 여전히 30% 이상의 차익을 보고 있다”며 “이들이 느긋하게 시장을 지켜보고 있어 매도압력이 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매매거래 위축이 곧 가격 하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분석했다. 거래 감소의 원인이 매수세 실종이 아니라 매물 부족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인천 연수구을)이 국토부에서 제출받은 ‘시·도별 증여거래 현황’을 보면 아파트를 파는 대신 증여하는 다주택자가 급증하고 있다. 2017년 1만4860건이던 서울 증여거래는 지난해 2만8427건으로 두 배(91.3%) 가까이로 늘었다. 지난해 구별 증여 건수는 강남구가 3053건으로 가장 많았다. 서초구와 송파구가 각각 2849건과 2387건으로 뒤를 이었다. 원종훈 국민은행 세무팀장은 “양도소득세 부담이 너무 커 주택 매각보다 자녀에게 증여할 여지가 커졌다”며 “거래가 가족 내에서만 이뤄지면 주택 시장에서 ‘집맥경화’가 심해지면서 수급불균형이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송파구 아파트값(부동산114 기준)이 지난주 0.04% 상승하면서 서울 아파트값 반등을 선도했다. 서울에서 역대 최고 거래가를 기록하거나 지난 1~2월 저점 대비 1억~2억원 급등하는 단지가 줄을 잇고 있다. 서울 집값이 바닥을 확인했다는 진단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2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서울 강남권 입주 10년차 전후 아파트들이 작년 최고가 수준에 거래됐다. 도곡동 도곡렉슬(전용면적 114㎡)은 이달 초 25억7000만원에 매매됐다. 지난해 최고가(25억7000만원)와 같은 가격이다.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 84㎡는 이달 초 15억9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8월의 역대 최고 거래가(16억원)와 별 차이가 없다. 역대 최고 거래가를 기록한 단지도 나왔다. 서초동 더샵서초(전용 152㎡)는 지난달 역대 최고가인 15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월 14억원에 거래된 뒤 4개월 만이다. 지난해 9·13대책 이후 낙폭이 가장 컸던 강남권 재건축단지도 1억~2억원씩 급반등했다. 대치동 은마(전용 84㎡)는 지난달 최고 18억원에 거래됐다. 전월(16억9000만원) 대비 1억원 넘게 올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25개 구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2개 구가 보합 또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값은 지난주 0.05% 오르면서 올 들어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윤 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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